짧게 말하면
- 1975년 8월, Brain 에서 나온 슐체의 다섯째 솔로. 시퀀서가 처음 들어온 판이다.
- 앞면 "Bayreuth Return" 은 2트랙 녹음기에 한 번에 담았다. 재발매 해설은 6월 3일 밤 열 시부터 자정까지 두 시간이라고 적었다.
- 판 전체를 리하르트 바그너에게 바쳤다. 곡 이름 둘 다 바그너의 도시와 집에서 왔다.
- 이듬해 프랑스 샤를 크로 아카데미의 그랑프리 뒤 디스크를 받았다.
1975년 봄, 베를린의 아파트. 클라우스 슐체는 스물여덟이었고 솔로 앨범이 넉 장 있었다. 넉 장 다 시퀀서가 없었다. 오르간과 신시사이저와 테이프, 그리고 앞 판에서는 본인이 친 드럼. 이 판에서 그것이 바뀐다. 줄리언 코프가 쓰기로는, 세션 몇 주 전 프랑크푸르트 악기 박람회에서 Synthanorma 라는 시퀀서 시제품을 만든 사람들에게서 직접 사 왔다. 그 기계에 ARP 2600 을 물렸다. 그러고는 어느 밤 두 시간 동안 앞면 한 곡을 통째로 쳤다. 2트랙 녹음기라 고칠 자리가 없었다. 슐체는 그 판을 바그너에게 바쳤다.
이 음반의 음악사적 위치

슐체의 솔로는 Irrlicht(1972)에서 시작한다. 오르간과 오케스트라 녹음을 거꾸로 돌린 판이다. Cyborg(1973), Blackdance(1974), 그리고 1975년 초의 Picture Music. 넉 장이 서로 다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반복하는 기계가 없다. 같은 해 탠저린 드림은 이미 Phaedra 와 Rubycon 으로 시퀀서를 한복판에 세워 놓았다. 슐체는 탠저린 드림의 첫 드러머였던 사람이다. 그가 이 기계를 어떻게 쓸지는 따로 보아야 할 일이었다.
답이 이 판이다. 시퀀서 한 줄을 돌리고, 그 위에서 서른 분 동안 손으로 조금씩 바꾼다. 위키백과의 표현으로는 시퀀서 패턴 하나를 실시간으로 이조하고 변형한 것이 리듬의 뼈대다. 탠저린 드림이 시퀀서 여러 대를 겹쳐 층을 쌓았다면 슐체는 한 대를 잡고 시간을 늘였다. 이 판 뒤로 그의 거의 모든 작업이 이 방법 위에 선다.
- 녹음
- 1975년 3월~6월, 베를린. 슬리브에는 Berliner Weltklang-Studio, Schwäbischstr. 7
- 발매
- 1975년 8월, Brain 1075
- 구성
- 클라우스 슐체 혼자
- 악기
- ARP 2600, ARP Odyssey, EMS Synthi A, Farfisa Professional 오르간, ELKA 스트링, Synthanorma 시퀀서
- 수상
- 1976년 프랑스 샤를 크로 아카데미 그랑프리 뒤 디스크
- 길이
- 30:25 + 28:37
무그가 없다는 것을 적어 둔다. 모듈 벽 앞의 슐체 사진은 이듬해 Moondawn 부터의 것이다. 이 판의 소리는 ARP 와 EMS 와 오르간이고, 그래서 뒤의 판들보다 가늘고 마르다. 그 마른 소리가 서른 분을 버틴다.
트랙리스트
| A | Bayreuth Return · 슐체 | 30:25 |
| B | Wahnfried 1883 · 슐체 | 28:37 |
곡은 둘. 한 면에 한 곡, 각각 서른 분 가까이. 판마다 표기가 몇 초씩 다른데 독일 초판 LP 기준이다. 이름은 둘 다 바그너다. 바이로이트는 바그너가 자기 극장을 세운 도시고, 반프리트는 그 도시에 있는 그의 집이다. 1883년에 죽어 그 집 정원에 묻혔다. 슐체는 나중에 이 집 이름을 자기 가명으로 삼는다. 1979년부터 리하르트 반프리트라는 이름으로 낸 판들이 그것이다.
"Bayreuth Return", 따라가며
시퀀스가 바로 시작한다. 기다리게 하지 않는다. 탠저린 드림이 안개 속에서 몇 분을 헤매다 맥박을 꺼내는 것과 반대다. 들을 것은 그 시퀀스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언제부터 의식되지 않는가다. 처음 몇 분은 기계가 들린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것이 방의 일부가 되고, 그 위에 얹히는 스트링 신스의 화음과 즉흥 선율만 남는다. 슐체가 손으로 시퀀스를 옮기고 바꾸는 것은 티가 안 나게 한다. 그것이 이 곡의 기술이다. 코프는 스무 분쯤에서 시퀀서가 루프로 돌아간 뒤 소리가 잦아들며 별처럼 반짝이는 자리로 간다고 썼다. 그 뒤로는 침묵이 갑자기 온다. 두 시간짜리 밤이 그렇게 끝난다.
"Wahnfried 1883", 스물여덟 분

뒷면은 다른 곡이다. 느리게 일렁이는 패드가 층으로 깔리고, 조성이 뚜렷한 으뜸음 없이 만화경처럼 계속 옮겨 간다. 위키백과는 그 잦은 전조를 바그너에게 보내는 고갯짓이라고 적었다. 오르간 바닥 위에 날카로운 신스가 올라오고, 슐체 공식 사이트의 말로는 끝이 바그너풍으로 극적이다. 시퀀서가 있느냐를 두고도 듣는 사람마다 말이 갈린다. 앞면보다 적다는 쪽과 후반에 몰아친다는 쪽이 있다. 어느 쪽이든 들을 것은 하나다. 바닥이 어디인지 모르는 채 스물여덟 분을 떠 있는 일. 앞면이 맥박이라면 뒷면은 호흡이다.
이렇게 들어라
- 밤에. 이 판은 밤 열 시에서 자정 사이에 만들어졌다. 그 시간에 가장 맞는다.
- 앞면을 끊지 않는다. 시퀀스가 언제 사라졌는지를 아는 것이 이 곡을 듣는 방법인데, 건너뛰면 그 순간을 놓친다.
- 틀어 놓고 다른 일을 한다. 뚫어지게 들으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것처럼 들린다. 세 번째쯤 되면 그 안에서 모든 일이 일어나고 있다.
그다음에 일어난 일
이듬해 프랑스에서 상을 받았다. 샤를 크로 아카데미의 그랑프리 뒤 디스크, 보통 클래식 음반에 주던 상이다. 그리고 1976년 4월 Moondawn 이 나온다. 무그가 들어오고, 드러머 하랄트 그로스코프가 들어온다. 맥박이 박자가 된다. Timewind 는 그 앞에 놓인 판이다. 시퀀서 하나와 혼자, 두 시간. 슐체가 그 뒤 사십 년 동안 한 일의 첫 장이다.
친구에게 보낼 한 곡
"Bayreuth Return" 을 보낸다. 서른 분이라고 미리 말한다. 그리고 한마디를 붙인다. 이 곡은 어느 밤 두 시간 동안 한 번에 친 것이고, 고칠 자리가 없는 2트랙이었다.
어디서 구하나
2016년 MIG 의 2CD 가 가질 만한 판이다. 원반에 더해 1975년 리허설 녹음 "Echoes of Time"(38:42) 과 "Solar Wind" 가 든다. 앞면의 다른 판본을 듣는 셈이다. 2006년 Revisited 판도 같은 구성이다. LP 로는 2017년 Brain/Universal 180g 이 있다. 에록이 리마스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