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그 미니팝스 7 리듬머신. 건반 모양 버튼 위에 RUMBA, BOSSANOVA, SLOW ROCK, SWING 같은 리듬 이름이 적혀 있다Photo: Alison Cassidy · Wikimedia Commons · CC BY-SA 4.0
Album · No. 11

Oxygène

1,800만 장이 팔린 음반의 박자는 오래된 리듬머신 버튼 둘을 접착테이프로 눌러 붙여 만들었다. 파리의 부엌에서 나온 자르의 첫 성공작.

짧게 말하면

코르그 미니팝스 7 은 1966년에 나온 일본제 리듬머신이다. 건반처럼 생긴 버튼을 누르면 룸바가 나오고, 다른 버튼을 누르면 보사노바가 나온다. 버튼은 한 번에 하나씩 누르게 되어 있다. 1976년 가을, 파리의 한 부엌에서 스물여덟 살 작곡가가 버튼 두 개를 한꺼번에 누르고는 접착테이프로 붙여 버렸다. "Oxygène (Part IV)" 의 박자가 그렇게 "rock" 과 "slow rock" 을 겹쳐 나왔다. "Part VI" 에서는 "rhumba" 와 "bossa nova" 가 겹쳤다.

그렇게 만든 음반이 2016년까지 약 1,800만 장 팔렸다. 그 안에 테이프 한 조각이 들어 있는 셈이다.

이 음반의 음악사적 위치

Oxygène 앨범 표지. 갈라진 지구 껍질 속에서 해골이 드러나는 그림
Oxygène, 레 디스크 모터스 2933 207, 1976년 12월. 표지는 미셸 그랑제의 수채화. Low-resolution scan for identification.

자르가 여기까지 온 길은 「장 미셸 자르, 어디서 시작할까」에 적었다. 1969년 피에르 셰페르의 연구 집단 GRM 에 들어가 구체음악을 배웠다. 록 음반 제작 일로 번 돈으로 파리 8구 트레무아유 거리 12번지 아파트 부엌에 작은 스튜디오를 차렸고, 프랑수아즈 아르디 같은 가수들에게 곡을 써 주고 받은 인세로 ARP 2600 을 샀다. 이 판은 그의 세 번째 스튜디오 음반이다.

베를린과 이어지는 선은 Phaedra 편에 한 줄로 적어 두었다. 두 해 뒤에 나온 Oxygène 도 같은 설계도를 따른다는 것이다. 1977년 영국 평단의 귀에도 그렇게 들렸다. 펑크에 빠져 있던 평단은 대체로 적대적이었다. NME 의 앵거스 매키넌은 이렇게 썼다. "독일의 우주파들(탠저린 드림, 슐체 등)이 이 은하 구역은 오래전에 지도로 다 그려 놓았다. … 차라리 그 원조들을 들어라." 이 사이트가 다루는 것이 바로 그 원조들이다. 그런데 매키넌이 놓친 것이 있다. 베를린은 한 면을 곡 하나로 채우곤 했지만, 자르는 4분 14초 안에 귀에 붙는 선율을 담았다. 이 차이 덕분에 이 판이 라디오를 탔다.

발매
1976년 12월, 레 디스크 모터스 2933 207 (프랑스). 1977년 폴리도르 국제반
녹음
1976년 8월~11월, 파리 트레무아유 거리 12번지 아파트 부엌의 임시 스튜디오
믹스
스튜디오 갱(Gang), 장피에르 자니오(보조 파트리크 풀롱). 마스터링 트랜스랩
악기(2014년 리마스터 속지)
ARP 2600, 에미넌트 310 유니크 오르간, EMS 신시 AKS, EMS VCS 3, 파르피사 프로페셔널 오르간, 코르그 미니팝스 7, RMI 하모닉 신시사이저, EKO 컴퓨리듬, 멜로트론
표지
미셸 그랑제의 수채화 「Oxygène」. 뒷면 사진 데이비드 베일리
차트
프랑스 1위, 영국 2위, 미국 빌보드 78위. "Part IV" 싱글 영국 4위
판매
1981년까지 약 1,500만 장, 2016년까지 약 1,800만 장

트랙리스트

1 Oxygène (Part I) 7:39
2 Oxygène (Part II) 7:49
3 Oxygène (Part III) 3:16
4 Oxygène (Part IV) 4:14
5 Oxygène (Part V) 10:23
6 Oxygène (Part VI) 6:20

곡마다 제목 대신 번호가 붙어 있다. 앞면에 I 부터 III 까지, 뒷면에 IV 부터 VI 까지 실렸다. 모두 합쳐 39분 39초다.

세 부분 따라 듣기

"Part II"(7:49). 이 판에서 가장 먼저 쓴 곡이다. 자르는 페르베르 스튜디오에서 옛 멜로트론을 되찾아 와 이 곡을 썼다. 그 멜로트론은 제대로 소리가 나는 건반이 몇 개 안 됐다. 박자는 미니팝스의 "swing" 프리셋 하나다. 가이드에서 고른 곡도 이것이다. 여기서는 파도 소리를 들어라. 신시 AKS 로 만든 파도가 곡을 감싸고, 작은 삑 소리들도 같은 기계에서 나온다. 페이저를 건 현악 소리는 에미넌트 오르간과 VCS 3 에서 나온다.

"Part IV"(4:14). 누구나 아는 곡이다. 바람 소리 같은 잡음으로 시작한다. 자르가 처음 가진 신시사이저 VCS 3 에서 나오는 고른 잡음이다. 그 한가운데로 테이프로 눌러 둔 "rock" 과 "slow rock" 이 겹쳐 들어온다. 두 박자가 한 몸처럼 굴러가는지, 어디서 서로 부딪히는지 들어 보라. 위에 얹힌 주 선율의 음색은 미셸 가이스가 ARP 2600 으로 짜 준 것이다. 곡은 도리아 선법이다. 착상은 거숀 킹슬리의 "Popcorn" 에서 왔다. 자르는 1972년에 가명으로 그 곡을 커버해 냈다가 재미를 보지 못한 적이 있다.

"Part VI"(6:20). 판의 마지막 곡이다. 박자는 "rhumba" 와 "bossa nova" 를 겹친 것이다. 여기서도 파도를 들어라. "Part II" 의 파도와 달리, 이쪽은 가이스가 ARP 2600 으로 짠 "숨 쉬는" 파도다. 한 판에 파도가 두 번 밀려오는데, 둘은 서로 다른 기계에서 나온다. 끝에서는 그 숨소리를 들으며 판이 멈출 때까지 기다린다.

나머지 곡

"Part I"(7:39)이 판을 열고, "Part III"(3:16)이 앞면을 닫는다. 1977년 레코드 미러의 로빈 스미스는 앞면이 "유령 같은 음들로 끝난다" 고 썼고, 뒷면은 "장벽이 무너지듯 몰려드는 시작" 으로 열린다고 했다. 그 뒷면의 시작이 "Part IV" 다. "Part V"(10:23)는 이 판에서 가장 길고, 주 시퀀스가 RMI 키보드 컴퓨터에서 나온다. 뒷면 한가운데 자리 잡고 가장 오래 이어지는 곡이라, "Part IV" 만 알던 사람도 여기서 비로소 이 판을 한 장의 음반으로 듣게 된다. 자르는 녹음 내내 레복스 테이프 녹음기로 스피커에서 나온 소리를 늦춰 "거대한 공간감" 을 냈다.

이렇게 들어라

그다음에 일어난 일

1977년 폴리도르가 이 판을 세계 시장에 내놓았다. 4월까지 프랑스에서 7만 장이 나갔고, 8월에 "Part IV" 가 영국에서 싱글로 나와 4위까지 올랐다. 프랑스 라디오 유럽 1 은 이 곡을 두 프로그램의 주제곡으로 썼고, BBC 라디오 1 은 판 전체를 틀었다. 멜로디 메이커의 칼 댈러스는 이렇게 고백했다.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이 음반이 싫었다. … 다시 들을수록 값을 한다는 것을 인정해야겠다."

1978년에 다음 판 Équinoxe 가 나왔고, 1979년 콩코르드 광장 공연 뒤에는 두 판이 나란히 팔려 나갔다. 1981년까지 이 판은 약 1,500만 장이 팔렸다. 표지를 그린 미셸 그랑제는 이렇게 말했다. "내 모든 작품 중에 가장 유명한 그림이다. 나의 모나리자다. 그런데 이제는 내 것 같지가 않다." 속편은 1997년과 2016년에 나왔다.

거절한 사람들에게는 이 일이 두고두고 남았다. 아일랜드 레코드를 세운 크리스 블랙웰은 훗날 음반 일을 하며 저지른 실수 두 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엘턴 존의 첫 음반 Empty Sky 를 거절한 것, 다른 하나는 Oxygène 을 거절한 것이다.

친구에게 보낼 한 곡

"Oxygène (Part IV)" 를 보낸다. 4분 14초짜리라고 미리 말해 둔다. 그리고 한마디를 덧붙인다. 그 박자는 1966년에 나온 리듬머신의 버튼 두 개를 접착테이프로 한꺼번에 눌러 붙여 만든 것이다. 버튼은 원래 하나씩 누르게 되어 있었다.

어디서 구하나

프랑스 레 디스크 모터스 원반(2933 207)이 이 판의 얼굴이다. 1977년 폴리도르 국제반은 나라마다 여러 판이 있다. 새로 들을 사람에게는 2014년 리마스터가 있다. 2007년의 New Master Recording 은 같은 악기로 다시 녹음한 것이라 원반과 다르다.

Oxygène 앨범 표지Amazon장 미셸 자르 Oxygène CD·LP 목록.Oxygène 앨범 표지DiscogsOxygène 의 모든 판. 1976년 레 디스크 모터스 2933 207 부터.

부엌에서 리듬머신 하나가 룸바와 보사노바를 한꺼번에 두드린다. 버튼 두 개 위에 테이프가 붙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