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ty years ago · No. 54

팬진 속 그 시절: WAVES 1992년의 전자음악 소식

독일 전자음악 팬진 WAVES 가 1992년에 낸 네 권을 읽었다. 슐체 매니저의 스페인 공연기, Rockoon 혹평, 열리지 않은 자르의 일식 공연, 기타로를 어느 난에 넣을지 망설인 평자.

짧게 말하면

1992년 2월, WAVES 11호 첫 장. 편집자 인사말은 이별로 시작한다. 함께 잡지를 만든 토르스텐 치머가 시간이 없어 편집에서 물러나고, 이제 크리스 회프너 혼자 잡지를 낸다. 회프너는 원고를 보낼 때 되도록 MS-DOS 나 아타리 ST 형식으로, 레이아웃 없이 글자만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원고를 스캔해 줄 PC 가진 사람도 찾았다. 인터넷이 없던 해, 팬 잡지 한 권은 이렇게 우편함을 거쳐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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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VES 의 부제는 「전자음악 팬진」 이다. 1호가 1990년에 나왔고, 1992년은 3년째였다. 인터넷 아카이브에 1990년부터 1994년까지 21호가 올라 있다. 1992년 네 권은 2월, 4월, 7월, 10월에 나왔다. 12호 인사말은 앞으로 석 달에 한 번 나온다고 알리고, 달마다 내는 소식지를 따로 받으려면 우편 요금을 더 내야 한다고 적었다. 잡지에 라이선스 표시가 없어 짧게만 인용하고, 지면 사진은 싣지 않는다.

슐체: 매니저가 쓴 스페인 공연기

우리 다섯 사람 가운데 1992년 WAVES 에 가장 자주 나온 이름은 슐체다. 11호와 12호에 두 번에 나눈 인터뷰가 실렸고, 12호 표지도 슐체였다. 그런데 더 읽을 만한 것은 12호에 실린 짧은 공연기다. 글쓴이는 슐체의 매니저로 소개된 KDM 이다.

이야기는 시각에서 시작한다. 공연은 밤 10시 30분이라고 서면으로 받았고, 베를린에서 미리 물었을 때도 맞다는 답을 들었다. 그런데 아직 닫힌 매표소에 붙은 손글씨 쪽지에는 7시 30분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틀 뒤 마드리드에서는 거리 포스터가 같은 일을 알렸다. KDM 은 택시로 호텔에 돌아가 모두를 깨웠다. 밤새 트럭을 몰고 와 낮잠을 자던 로디들도 일어났다. 세비야의 기자회견 시각에 홀에 가 보니 시장이 경찰관들에게 훈장을 주고 있었다. 마지막 공연에서는 주최 측이 음향 장비를 들여놓지 않아 슐체가 직접 전화를 돌렸다. KDM 은 기자회견 이야기 사이에 한 줄을 끼워 넣었다. "KS ist schließlich nicht Mick Jagger." 슐체는 결국 믹 재거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래도 끝맺음은 좋았다. 한 번에 400명에서 1,000명이 왔고, 처음 네 공연에만 텔레비전 팀 여섯이 찾아왔다. 그리고 격차 하나. 음반사 정산서를 보니 반년 동안 슐체의 최근 음반 넉 장이 스페인으로 모두 합쳐 열한 장 나갔다.

11호에는 음반 체인 2001 에서만 파는 편집 CD 2001 의 평도 있다. 체인의 소식지는 슐체가 20년 작업에서 직접 골라 엮은 유일한 CD 라고 소개했고, 길이는 약 78분이다. 평자 마르틴 치머는 수집가라면 꼭 가져야 할 판이자 처음 듣는 사람에게도 권할 판이라고 했고, 다만 표지는 그저 밋밋하다고 적었다.

탠저린 드림: Rockoon 을 두고

12호의 Rockoon 평은 두 사람이 나눠 썼다. 첫 평자는 뭔가 좋은 점을 찾으려고 여러 번 틀었지만 실패했다고 썼다. 예고했던 소리의 인간화는 없었고, 짧은 곡 열하나가 이어질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에드가 프뢰제가 20년 넘게 끌어온 이 이름에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고까지 했다. 둘째 평자는 한 줄로 요약했다. "Eine äußerst kalte Maschinenmusik." 몹시 차가운 기계 음악이라는 뜻이다. 남은 것은 흉내 낼 수 없는 금속성 소리뿐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호 뒤쪽 벼룩 광고란에 첫 평자의 이름이 한 번 더 나온다. 팔려고 내놓은 CD 목록에 Rockoon 이 끼어 있다. 값은 우편 요금을 포함해 20마르크였다.

7월에 나온 13호는 1987년 음반 Tyger 가 1992년 Relativity 에서 다시 나온 판을 다뤘다. 평자는 새 표지와 소책자가 한결 낫다고 했다. 옛 판에 없던 멤버와 가수 이름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다만 새 리듬을 입힌 타이틀곡은 고쳐서 더 나빠졌다고 썼다.

자르: 열리지 않은 공연과 소문

11호에는 자르의 멕시코 공연이 왜 열리지 않았는지가 실렸다. 1991년 7월 11일 테오티우아칸의 피라미드 앞에서, 개기일식이 드는 한낮에 1부를 열고 밤에 2부를 여는 계획이었다. 4월 초 멕시코시티에서 자르가 스페인어로 공연을 알렸고, 약 2주 전에 취소됐다. 음반사 드레퓌스는 장비 운송 같은 기술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12호의 자르 소식은 거의 소문이다. 영국 자르 팬진에서 옮긴 공연 후보지는 브라질, 글래스고, 시드니, 도쿄였고, 유럽 여러 도시에서 동시에 여는 공연 계획도 있다고 했다. 기사는 스스로 선을 그었다. "Wie gesagt, es handelt sich um Gerüchte." 말했듯이 소문이라는 것이다. 같은 난에는 프랑스의 한 회사가 낸 1킬로그램짜리 초콜릿 상자 소식도 있다. 자르 공연 사진이 붙었고 번호와 서명이 들어갔다. 13호는 자르가 새 음반을 만들면서 이름을 찾고 있고, 이름을 지어 파리의 한 방송 프로그램 주소로 보내면 된다고 알렸다. 같은 호에서 영국 팬진 Destination Jarre 는 문을 닫았다.

10월의 14호는 프랑스 팬진 하나를 소개하며 이렇게 적었다. "Manchmal könnte man meinen, daß es mehr Fanzines über Jarre gibt als über Elektronische Musik allgemein." 자르를 다루는 팬진이 전자음악 전체를 다루는 팬진보다 많아 보일 때가 있다는 말이다.

기타로와 반젤리스

14호의 평자 브리기테는 기타로의 Dream 을 「일본 소식」 난에 넣기 전에 망설였다고 썼다. 기타로는 미국에 살고, 미국에서 공연하고, 미국에서 음반을 낸다. "Kitaro fast schon ein Amerikaner?" 거의 미국 사람 아니냐는 물음에 평자는 스스로 아니라고 답했다. 음악이 아직 일본 음악이라는 것이다. 판의 마지막 곡 「Agreement」 는 존 앤더슨이 불렀다. 같은 난의 다른 평자는 일본 수입판 Lady of Dreams 를 틀었다가 놀랐다. 기타로 하면 떠오르는 신시사이저 시퀀스 대신 현악 합주가 첫 곡을 열었기 때문이다.

반젤리스는 1992년 WAVES 에 남의 입으로만 나온다. 12호의 한 평자는 백화점 떨이 매대에서 반젤리스 이름이 크게 찍힌 CD 를 봤다. 그 아래 작은 글씨로 A Close Call 이라는 정체 모를 그룹이 연주했다고 적혀 있었다. 14호 인터뷰에서는 스페인에서 활동한 뉴로니움의 미셸 위겐이 1981년 반젤리스의 초대를 받아 런던 네모 스튜디오에서 함께 즉흥 연주를 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들어라

어디서 구하나

1992년 WAVES 가 평한 판들은 지금도 CD 로 구할 수 있다. 20마르크, 우편 요금 포함. 그해 봄 한 팬이 벼룩 광고에서 Rockoon 에 붙인 값이다.

Rockoon 앨범 표지Rockoon · Amazon새 CD·LP 검색 결과.Rockoon 앨범 표지Rockoon · Discogs발매된 모든 판과 중고 매물.
Dream 앨범 표지Dream · Amazon새 CD·LP 검색 결과.Dream 앨범 표지Dream · Discogs발매된 모든 판과 중고 매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