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말하면
- 1976년 8월 베를린에서 녹음해 그해 10월에 냈다. 버진 시절 앞의 세 장은 영국 시골집에서 다듬었고, 이번에는 고향이었다.
- 녹음은 사고의 연속이었다. 새 시퀀서는 늦게 왔고, 다 된 곡이 지워졌다.
- 그 난리 속에 에드가 프뢰제가 농담 삼아 하모니카를 불었다. 그 소리가 셋째 곡 첫머리에 그대로 남았다.
- 곡은 넷으로 짧아지고 기타와 그랜드 피아노가 들어왔다. 따라 부를 수 있는 선율이 처음 생겼다.
하모니카는 농담이었다. 1976년 8월, 베를린의 Audio Studios. 탠저린 드림은 몇 주째 기계와 싸우고 있었다. 페터 바우만이 주문한 새 시퀀서는 만드는 데 1년이 걸렸고, 녹음을 시작하고 2주가 지나서야 완성돼 들어왔다. 겨우 돌아가게 만들자 이번에는 멀티트랙 녹음기가 멈췄다. 돌비 장치에서 연기가 올라왔다. 어느 날 프뢰제가 하모니카를 들고 스튜디오에 나타났다. 제멋대로 구는 기계에 대한 대꾸였다. 셋째 곡 첫머리에서 한 번 불어 보았는데, 듣고 나서 아무도 지우자고 하지 않았다. 그 하모니카는 지금도 판에 있다.
이 음반의 음악사적 위치

버진 시절의 앞 세 장은 영국에서 다듬었다. Phaedra 와 Rubycon 은 옥스퍼드셔의 시골집 더 매너에서 녹음했고, Ricochet 도 순회 테이프를 그곳으로 가져가 다시 지었다. 1976년에 밴드는 베를린으로 돌아왔다. 그해 초에는 베를린의 낡은 영화관을 빌려 윌리엄 프리드킨의 영화 Sorcerer 음악을 녹음했고, 8월에는 오케스트라 녹음에 쓰던 스튜디오 Audio Studios 를 처음 써 보기로 했다.
프뢰제에게 이 녹음은 악몽이었다. 훗날 그는 바우만이 새 시퀀서 때문에 애를 먹었고, 기술로든 음악으로든 틀어질 수 있는 것은 전부 틀어졌다고 돌아봤다. 자기와 프랑케는 기분이 상한 채 스튜디오를 나서는 날이 많았다. 녹음 시간은 큰돈이었는데 작업은 몇 주씩 늘어졌다. 마스터 테이프가 스튜디오에서 사라지고 다 끝낸 곡이 영문도 모르게 지워졌다. 마지막에는 믹싱 콘솔이 연기를 내며 타 버렸다. 세 사람은 어떤 곡을 판에 실을지를 두고도 다퉜다.
크리스토퍼 프랑케는 같은 여름을 전혀 다르게 기억한다. 그에게 Stratosfear 는 특별히 아끼는 판이다. 소리에 트인 공간이 있어서다. 프랑케의 말로는 한 번에 2시간까지 멈추지 않고 연주했다. 보통 전자음악 즉흥연주는 짜 놓고 멈추기를 되풀이하는데, 이때는 긴 흐름을 탔다. 어쿠스틱 악기도 하나씩 다시 들여 색을 입혔다. 그가 보기에 이 판은 Phaedra 다음으로 크게 내디딘 한 걸음이다. 같은 방에 있던 두 사람의 기억이 이만큼 갈린다.
- 녹음
- 1976년 8월, 베를린 Audio Studios
- 엔지니어
- 오트마르 베르글러
- 발매
- 1976년 10월, Virgin V 2068
- 구성
- 에드가 프뢰제, 크리스토퍼 프랑케, 페터 바우만
- 제작
- 탠저린 드림
- 차트
- 영국 39위, 4주 (1976년 11월 13일 진입)
- 길이
- 약 35분
소리가 달라진 까닭은 악기 목록에 보인다. 프뢰제는 멜로트론과 무그 말고도 12현과 6현 기타, 그랜드 피아노, 베이스 기타, 하모니카를 맡았다. 프랑케는 하프시코드를 쳤고, 바우만은 펜더 로즈와 새 리듬 컴퓨터를 들고 왔다. 곡이 짧아지고 선율이 앞으로 나왔다. 두 곡짜리 판이 네 곡이 됐다. 제목도 한번 뜯어볼 만하다. 성층권(stratosphere)에 두려움(fear)을 끼워 넣은 말장난이다.
트랙리스트
| A1 | Stratosfear · 프뢰제, 프랑케, 바우만 | 10:37 |
| A2 | The Big Sleep in Search of Hades · 프뢰제, 프랑케, 바우만 | 4:29 |
| B1 | 3 A.M. at the Border of the Marsh from Okefenokee · 프뢰제, 프랑케, 바우만 | 8:49 |
| B2 | Invisible Limits · 프뢰제, 프랑케, 바우만 | 11:25 |
앞면에 둘, 뒷면에 둘. 가장 긴 곡도 12분이 안 된다. 원판 표기로는 첫 곡이 10:04 로 찍혀 있는데 실제 길이는 10분 30초를 넘는다. 여기 적은 시간은 팬 아카이브 Voices in the Net 의 목록을 따랐다.
"Stratosfear" 따라가며
첫 곡은 느리게 걷는 신시사이저 화음으로 문을 연다. 그 뒤로 한 줄의 선율이 풀려 나오고, 되풀이될수록 귀를 붙잡는다. 올뮤직의 존 부시가 이 앨범에서 가장 좋은 곡으로 꼽은 것이 이 곡이고, 그 이유로 든 것도 이 흐름이다. 여기서는 바닥의 시퀀스에 귀를 둔다. 바우만의 새 리듬 컴퓨터가 치는 타악 시퀀스는 마르고 정확하다. Ricochet 에서 프랑케가 손으로 두드리던 드럼과 견주면 차이가 바로 들린다. 사람의 박자가 빠진 자리를 기계가 흔들림 없이 메우고, 듣는 사람은 어느새 발끝으로 박자를 짚는다. 이 밴드의 음악에서 흥얼거리게 되는 곡은 여기서 처음 나온다.
밴드도 이 곡을 아꼈다. 이후 무대에서 수없이 연주했고, 1995년에는 Tyranny of Beauty 에 "Stratosfear 1995" 로 다시 녹음해 실었다.
나머지 곡
"The Big Sleep in Search of Hades" 는 4분 30초가 안 되는, 판에서 가장 짧은 곡이다. 1976년에 홍보용 싱글을 찍을 때 타이틀곡과 함께 이 곡을 잘라 실었다. 하데스는 그리스 신화의 저승이다. 프뢰제는 이 판의 제목 몇 개가 그리스 철학과 닿아 있다고 했다.
"3 A.M. at the Border of the Marsh from Okefenokee" 가 하모니카의 곡이다. 오케페노키는 미국 조지아주와 플로리다주 경계에 걸친 늪이다. 곡 첫머리의 하모니카는 스튜디오 기계들 사이에서 유난히 사람 냄새가 난다. 새벽 3시의 늪가라는 제목이 그 소리 하나에 기대어 선다.
"Invisible Limits" 는 11분 넘게 이어지는 마지막 곡이다. 시퀀서 리듬 위에 멜로트론 현악과 하프시코드, 어쿠스틱 기타가 흩뿌려진다. 1994년에 이 시절을 정리한 음악 저술가 마크 프렌더개스트는 이 곡을 새 소리를 가장 잘 보여 주는 곡으로 꼽았다. 끝에서 기계가 물러나고 피아노와 플루트 선율이 남는다. 앨범 전체가 그 몇 분을 향해 걸어온 것처럼 들린다.
이렇게 들어라
- 셋째 곡은 처음 1분을 놓치지 않는다. 하모니카는 거기 있다.
- Phaedra 를 먼저 한 면 듣고 곧바로 이 판을 건다. 두 해 사이에 무엇이 들어왔는지 귀가 먼저 안다.
- 헤드폰으로, 밤에. "Invisible Limits" 끝의 피아노는 방이 조용해야 들린다.
그다음에 일어난 일
판이 나온 10월, 밴드는 유럽 순회에 올랐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벨기에, 잉글랜드, 스코틀랜드에서 30회 넘게 무대에 섰다. 판은 11월에 영국 차트에 들어가 39위까지 올랐다. Ricochet 과 비슷한 자리다. 평이 다 좋지는 않았다. 로버트 크리스트고는 이 밴드가 대중성은 크라프트베르크에게 맡겨 두는 편이 낫다고 썼다.
이듬해 봄과 여름, 탠저린 드림은 미국을 두 번 돌며 표를 다 팔았다. 그 순회에서 실황 앨범 Encore 가 나왔고, 1977년 9월 콜로라도 볼더 공연을 끝으로 바우만이 밴드를 떠났다. 결국 Stratosfear 는 세 사람이 함께 만든 마지막 정규 스튜디오 앨범으로 남았다. 이 판이 연 선율의 길은 1979년 Force Majeure 에서 다시 이어진다.
친구에게 보낼 한 곡
"3 A.M. at the Border of the Marsh from Okefenokee" 를 보낸다. 타이틀곡이 더 유명하지만, 이 판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이 곡이 더 잘 말해 준다. 한 줄 덧붙인다. 첫머리의 하모니카는 연주가 아니라 농담이었다. 고장 난 기계들 앞에서 한번 불어 본 것이 그대로 판이 됐다.
어디서 구하나
2019년 판이 가질 만하다. 벤 와이즈먼이 원본 테이프에서 새로 리마스터했고, 1975년 코번트리 대성당 공연 녹음 일부와 싱글 편집본 둘이 덤으로 들었다. 박스 세트 In Search of Hades 의 열세 번째 디스크와 같은 판이다. 1995년 Virgin "Definitive Edition" CD 에는 곡 제목과 바우만의 이름이 틀리게 찍힌 곳이 있다. 원래의 모양을 손에 쥐려면 겉면을 코팅한 펼침 재킷의 1976년 영국 LP 를 찾는다. 바늘을 뒷면 첫머리에 내려놓으면, 새벽 3시의 늪가에서 하모니카가 먼저 숨을 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