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폐허 앞 풀밭. 희미하게 빛나는 형체 둘이 춤추듯 떠 있고, 그 아래 풀 위에서 뱀 한 마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헤르만 헨드리히의 그림Photo: Hermann Hendrich · Wikimedia Commons · Public domain
Album · No. 46

Irrlicht: 클라우스 슐체의 첫 솔로 음반, 1972년

신시사이저 없이 만든 슐체의 첫 솔로 음반. 대학 오케스트라에 한 음만 길게 켜 달라고 부탁했고, 그 테이프를 망가진 장비에 통과시켜 거꾸로 틀었다.

짧게 말하면

1972년 봄, 베를린 자유대학의 음악실. 학생 오케스트라 앞에서 스물네 살의 드러머가 부탁한 것은 곡이 아니라 음 하나였다. 그 음을 오래, 되도록 오래 켜 달라는 것이었다. 클라우스 슐체는 1988년 인터뷰에서 그날을 이렇게 돌아봤다. 연주자들은 돈을 달라고 하지 않았고, 달라고 했어도 줄 돈이 없었다. 한 음을 오래 켜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결국 해냈다. 슐체는 작은 녹음기를 들고 그들에게 갔다.

이 음반의 음악사적 위치

Irrlicht 1972년 Ohr 초판 표지. 파란 바탕 한가운데 고리를 두른 붉은 행성이 있고, 그 아래로 붉은 기하학 무늬가 뻗어 있다. 위쪽에 IRRLICHT, 아래쪽에 Klaus Schulze 라고 적혀 있다
Irrlicht, 1972년 Ohr 초판. 표지는 슐체가 직접 그렸다. Low-resolution scan for identification.

슐체의 첫걸음은 「클라우스 슐체, 어디서 시작할까」에 적었다. 가이드는 이 판을 다섯 장에 넣지 않았다. 시퀀서가 들어오기 전의 판, 낯설고 느린 판으로 다음에 들을 것들 쪽에 두었다. 이 글은 그 판을 먼저 꺼내 본다.

슐체는 탠저린 드림의 첫 음반에서 북을 쳤고, 애시 라 템펠에서도 북을 쳤다. 그러고는 밴드를 떠나 혼자 음반을 냈다. 1972년 4월 베를린에서 녹음한 이 판이다. 영문 위키백과는 이 판을 오케스트라 리허설 녹음과 망가진 앰프로 만든 음반으로 적고, 슐체는 2005년에 그때까지 신시사이저를 가져 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공식 사이트의 약력은 1972년을 첫 소형 신시사이저를 산 해이자 첫 솔로 음반이 나온 해로 적는다. 판에는 신시사이저라는 말 대신 「E-Maschinen」, 전자 기계라는 말이 적혔다.

에드가 프뢰제가 그 말을 보고 물었다고 한다. 전자 기계가 뭐냐고, 커피 머신이냐 냉장고냐고. 슐체는 대충 그쪽이 맞다고 답했다. 1988년 인터뷰에서 슐체가 직접 전한 이야기다. 슐체가 말한 전자 기계는 손본 전기 오르간과 앰프였다. 앰프의 입력과 출력을 이어 붙이고 트레몰로와 잔향을 켰다. 1993년 인터뷰에서는 오르간이 테이스코 제품이었고 오실레이터의 선 몇 가닥을 바꿔 꽂았다고 했다. 기술은 전혀 모른다는 말도 덧붙였다.

발매
1972년 8월, Ohr OMM 556.022 (서독 LP, 게이트폴드)
녹음
1972년 4월, 베를린. 자유대학 음악실과 슐체의 스튜디오
연주
클라우스 슐체(오르간, 전자 기계), 오케스트라 27명(바이올린 8, 비올라 3, 첼로 8, 콘트라베이스 1, 호른 2, 플루트 2, 오보에 3)
제작
클라우스 슐체
표지
클라우스 슐체
부제
Quadrophonische Symphonie für Orchester und E-Maschinen

트랙리스트

A 1. Satz: Ebene / 2. Satz: Gewitter (Energy Rise - Energy Collaps) 29:00
B 3. Satz: Exil Sils Maria 21:27

길이는 초판 LP 의 표기다. 앞면 두 악장은 한 덩어리로 29분이다. 2006년 Revisited Records 에서 다시 낸 CD 는 앞면을 둘로 나눠 「Ebene」 23분 23초, 「Gewitter」 5분 39초로 적고, 「Exil Sils Maria」 를 21분 25초로 적는다. 그 CD 에는 1970년대 초에 녹음한 24분짜리 「Dungeon」 이 덧붙었다.

세 악장 따라가며

이렇게 들어라

그다음에 일어난 일

반응은 작았다. 슐체는 1998년 인터뷰에서 이런 미친 음악으로 거둔 성공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도 알아들은 사람이 있었다. 1973년 8월 15일 스위스 일간지 『타게스안차이거』 에서 페터 슈바르는 이것을 시간을 들이는 음악이라고 썼고, 겉으로 보이는 대로의 팝 음악이 아니라고 적었다.

1975년에는 Brain 레이블이 이 판을 다시 냈다. 표지는 우르스 아만의 그림으로 바뀌었다. 2006년 Revisited 판은 「Dungeon」 을 더했다.

슐체는 1988년에 이 판을 지금까지 낸 것 가운데 가장 과격한 음반이라고 불렀다. 1997년에는 여전히 사람을 신경 쓰이게 하는 신선한 판이고, 적어도 아직 대담하다고 했다. 오케스트라는 1978년 X 에서 다시 돌아온다. 영문 위키백과는 그때의 현악을 같은 방법으로 녹음했지만 알아볼 수 없을 만큼 걸러 내지는 않았다고 적는다.

친구에게 보낼 한 곡

「Exil Sils Maria」 를 보낸다. 21분 25초. 그리고 한마디 덧붙인다. 이 곡은 거꾸로 틀어져 있고, 그렇게 된 것은 처음에 실수였다. 표지에는 4채널 교향곡이라고 적혀 있지만, 초판 LP 에는 스테레오와 모노로만 재생된다고 적혀 있다.

어디서 구하나

1972년 Ohr OMM 556.022 초판이 이 판의 처음 모습이다. 파란 바탕에 붉은 행성이 뜬 표지다. 1975년 Brain 재발매부터는 우르스 아만의 그림이 표지에 들어갔고, 2006년 Revisited CD 에는 「Dungeon」 이 더 실렸다. 불을 끄고 뒷면을 건다. 한 음이 뒤에서부터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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