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ty years ago · No. 67

그때의 신문: 1973년 신문이 들은 Irrlicht

1973년 가을과 겨울, 뉴욕 주간지와 파리 월간지가 클라우스 슐체의 첫 솔로 음반 Irrlicht 를 다뤘다. 뉴욕은 AM 라디오에서 들을 음악은 아니라고 했고, 파리는 10년에 한 번 나오는 천재를 봤다.

짧게 말하면

1973년 11월 8일, 뉴욕 주간지 『The Village Voice』 에 실린 프랭크 로즈의 글은 독일 이야기로 시작한다. "Let's face it, Germany has never been known as a breeding ground for rock music." 인정하자, 독일은 록 음악의 텃밭으로 알려진 적이 없다는 말이다. 비틀스가 함부르크에 있었지만 유명해지려면 영국으로 돌아가야 했다고 로즈는 덧붙인다. 독일 사람들조차 제 나라 밴드보다 영국과 미국의 차트 곡을 들었다. 그런데 지난 두어 해 사이에 그게 다 바뀌었다고 쓴다.

이 글이 읽은 자료

Irrlicht 1972년 Ohr 초판 표지. 파란 바탕 한가운데 고리를 두른 붉은 행성이 있다
Irrlicht, Ohr OMM 556.022, 1972년 8월. 초판 표지는 슐체가 직접 그렸다. Low-resolution scan for identification.

슐체의 공식 사이트에는 앨범마다 그때 나온 평을 모아 둔 쪽이 있다. Irrlicht 쪽에는 일곱 편이 있다. 1973년에 셋, 1975년에 둘, 1977년에 하나, 그리고 1990년에 되돌아보며 쓴 글 하나다. 1973년 첫 평은 8월 스위스 일간지 『Tages-Anzeiger』 에 실렸다. 이 글은 그해 나머지 두 편을 읽는다. 사이트는 평을 발췌해 실었고, 줄인 자리는 말줄임표로 남겼다.

뉴욕: AM 라디오에서 들을 음악은 아니다

로즈의 글에서 슐체는 독일에서 새로 나온 음악 가운데 하나로 등장한다. 로즈는 슐체를 탠저린 드림과 애시 라 템펠에서 드럼을 치던 사람으로 소개한다. 그리고 그의 판을 「Irrlicht: Quadrophonische Symphonie für Orchester und E-Maschinen」 라는 긴 이름 그대로 적고, 따로 구할 수 있다고 알린다. 전자음악에 관심이 있다면 꼭 들어 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한 줄을 붙였다.

"None of it is exactly the kind of stuff you're likely to hear on AM radio."

AM 라디오에서 들을 법한 음악은 아니라는 말이다. 사이트가 옮긴 발췌는 칭찬으로 끝난다. 이 음악의 많은 부분이 정말 놀랍고, 특히 신시사이저로 합성하지 않은 원래 소리를 만들어 그것을 바탕으로 복잡하고 긴 곡을 짓는 방식이 그렇다는 것이다.

로즈는 신시사이저라는 말을 썼다. 판의 부제는 그 말 대신 전자 기계라고 쓴다. 그리고 초판 재킷은 오케스트라를 악기별로 적는다. 이 판에서 합성하지 않은 원래 소리라면 그 오케스트라다.

파리: 10년에 한 번

한 달 뒤인 1973년 12월, 프랑스 월간지 『Best』 에서 에르베 피카르는 전혀 다른 목소리로 썼다. 피카르에게 슐체는 베를린 우주 음악의 영혼이었다. 탠저린 드림의 멤버였고, 애시 라 템펠을 세웠고, 이제 혼자 걷기 시작한 사람이다. 드럼과 타악기, 오르간, 신시사이저를 다루고, 남들보다 20년 앞서 사는 음악 연구자라고 했다. 이런 천재는 10년에 한 번 나온다고도 썼다.

피카르가 들은 Irrlicht 는 이것이었다. "une stupéfiante symphonie pour orchestre et machines electroniques". 오케스트라와 전자 기계를 위한 놀라운 교향곡이라는 뜻이다. 판의 부제를 거의 그대로 받아 적었다. 그리고 음악이 아름다워서 그것이 새롭다는 사실을 잊게 된다고 했다. 글은 라인강 건너편에서 혁명적인 음악이 태어나고 있다는 말로 맺는다.

같은 판을 두고 뉴욕은 전자음악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권했고, 파리는 천재를 선언했다. 뉴욕은 라디오에서 못 들을 음악이라고 했고, 파리는 새로움을 잊게 하는 아름다움이라고 했다. 두 평자 모두 오케스트라와 기계가 섞인 소리를 들었다. 다만 뉴욕은 그 방식에 놀랐고, 파리는 그 결과에 놀랐다.

뒤에 나온 평들

1975년 4월 이탈리아의 『Nuovo Sound』 에서 루이지 로마뇰리는 슐체가 25명의 오케스트라를 걸러 내고 그 위에 다른 소리를 덧입혔다고 썼다. 초판 재킷에 적힌 오케스트라는 27명이다. 바이올린 8, 비올라 3, 첼로 8, 콘트라베이스 1, 호른 2, 플루트 2, 오보에 3이다. 같은 해 6월 스페인의 『Vibraciones』 는 슐체를 전자음악의 쇼팽이라고 불렀다.

1977년 11월 미국 잡지 『Trouser Press』 의 앨런 거니슨은 기술로 보면 꽤 단순한 판이라고 했다. 1990년 영국 잡지 『Audion』 은 되돌아보는 글에서 이 판에 진짜 신시사이저는 없다고 적었다. 전자 오르간과 발진기, 그리고 슐체가 직접 지휘한 오케스트라의 녹음이라는 것이다. 초판 재킷은 오케스트라와 악장, 지휘자에게 감사한다고 적는다. 신시사이저가 있었느냐는 물음은 평자마다 오갔고, 오케스트라의 인원과 지휘자도 글마다 조금씩 달랐다.

이렇게 들어라

두 번 듣는다. 처음에는 1973년 뉴욕 독자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앞면을 끝까지 튼다. 29분이다. 두 번째에는 초판 재킷의 악기 목록을 옆에 두고 뒷면 「Exil Sils Maria」 를 듣는다. 첼로 8대가 어디서 울리는지 찾다 보면 숨이 저절로 느려진다. 슐체를 처음 듣는다면 슐체 가이드가 순서를 잡아 준다.

친구에게 한 곡만 보낸다면 「Exil Sils Maria」 다. 21분 남짓이다. 1973년 뉴욕과 파리의 평자가 들은 판에서 뒷면 전부를 차지한다.

AM 라디오 대신 헤드폰을 쓴다. 스물일곱 명이 켠 긴 음이 방을 채운다.

어디서 구하나

Irrlicht 는 1972년 Ohr OMM 556.022 로 처음 나왔다. 1975년 Brain 재발매부터 표지가 우르스 아만의 그림으로 바뀌었고, 2006년 Revisited Records CD 에는 24분짜리 「Dungeon」 이 더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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