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말하면
- Timewind 는 1975년 8월 독일 Brain 에서 나왔고, 영국에서는 Virgin 이 냈다. 그해 9월과 10월 영국 신문과 프랑스 월간지에 평이 실렸다.
- 인용은 모두 슐체 공식 사이트가 모아 둔 당대 평 쪽에서 가져왔다. 매체와 날짜를 붙였고, 한 곳에서 한두 줄만 옮겼다.
- 평자들은 한 가지를 두고 갈렸다. 기계로 만든 이 소리가 차가운가, 따뜻한가.
- 영국 신문들은 앞면을, 프랑스 월간지는 뒷면을 붙들었다.
1975년 9월 6일, 영국 요크셔의 신문 『Evening Gazette』 음반란에 독일 사람 이름 하나가 올랐다. 평자는 Virgin 에서 나온 클라우스 슐체의 Timewind 를 전자음악 쪽의 영리한 신보로 소개하고, 그의 기술이 점점 정교해진다고 적었다. 그리고 이렇게 맺었다. "It may be scientific, but his music still has a rare warmth." 과학처럼 들릴지 몰라도 그의 음악에는 드문 온기가 있다는 말이다. 그해 가을 신문들은 바로 이 온기를 두고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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슐체의 공식 사이트에는 앨범마다 그때 나온 평을 모아 둔 쪽이 있다. Timewind 쪽에는 1975년 영국 신문과 잡지 일곱 곳, 같은 해 프랑스 월간지 두 곳, 1977년 미국 잡지 한 곳, 1989년 영국 잡지 한 곳의 글이 실려 있다. 영국 쪽 하나는 매체 이름 없이 영국의 어느 신문으로만 적혀 있다. 사이트 운영자는 몇몇 평 사이에 대괄호로 짧은 토를 달아 두었다. 그 토도 뒤에서 하나 읽는다.
영국: 따뜻하다, 아니 너무 정확하다
글래스고의 『Daily Record』 는 9월 26일 자에서 스테레오 효과를 칭찬했다. 특히 앞면 「Bayreuth Return」 끝의 소리를 짚었다. "the blasting jet take-off at the end of Bayreuth Return". 제트기가 굉음을 내며 떠오르는 소리라는 뜻이다. 『South Wales Argus』 는 휘파람 부는 바람 같은 첫 소리를 적고, 판 전체를 두고 "almost compulsive listening" 이라고 했다. 한 번 틀면 멈추기 어렵다는 말이다.
10월 11일 자 『Cumberland Evening News & Star』 는 더 망설였다. 이 소리가 어디까지 음악인지는 따져 볼 일이라고 썼고, 앨범을 바친 바그너가 들으면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래도 앞면이 천천히 긴장을 모으다가 쾅 하고 끝난다는 것은 인정했다. 평자가 남긴 이 판의 모습은 "an introverted enigmatic world" 였다. 안으로 말린, 속을 알 수 없는 세계. 만든 사람만 무엇을 왜 하는지 아는 세계일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반대편 끝에는 알렉스 고든의 칼럼 「Disc Dossier」 가 있다. 이 음악이 추상적이라 용감한 몇 사람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썼다. 그러고는 이 판이 1970년대의 고전으로 남을지도 모른다고 한 발 물러섰다가, 결론은 이랬다. "for my taste it is too mathematically precise." 자기 취향에는 너무 수학처럼 정확하다는 것이다. 공식 사이트 운영자는 고전이 될지 모른다는 대목 뒤에 대괄호로 토를 달았다. "[how prophetic!]" 앞날을 제대로 봤다는 것이다.
『Melody Maker』 의 칼 댈러스는 10월 4일 자에서 짧게 적었다. 앞 앨범 Blackdance 보다 낫다고.
프랑스: 뒷면을 붙든 두 월간지
1975년 10월, 프랑스 월간지 두 곳이 같은 달에 평을 냈다. 『Best』 의 에르베 피카르는 두 면이 각각 28분이 넘는데도 길이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고 썼다. 바그너에게 바친 헌사에는 놀랐다고 했다. 절제되고 꿈꾸는 듯한 이 음악이 바그너의 화려한 무대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뒤표지에 실린 악보 조각에도 눈을 두었다. 오르간만 홀로 서 있던 예전 판들과 달리 이번에는 신시사이저가 겹겹이 오르간을 감싼다는 것이 그가 들은 변화였다.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On a encore retrouvé l'éternité." 우리는 또 영원을 되찾았다.
『Rock & Folk』 의 장마르크 바이외는 더 멀리 갔다. Irrlicht, Cyborg, Blackdance 의 좋은 점을 한데 모은 판이라고 했고, 특히 뒷면 「Wahnfried 1883」 을 슐체가 만든 것 가운데 가장 완성된 곡으로 꼽았다. 전체 58분 59초 가운데 넉넉히 50분이 은총의 순간이라고 적었고, 아주 크게 들으라고 권했다. 평은 대문자 두 낱말로 끝난다. "BEAU. BEAU."
영국 신문들은 앞면의 긴장과 끝소리를 적었다. 두 프랑스 월간지는 헌사와 뒷면으로 갔다.
두 해 뒤, 미국
온기 논쟁을 정리한 것은 대서양 건너 잡지였다. 1977년 11월 『Trouser Press』 의 앨런 거니슨은 이 판이 그랑프리 뒤 디스크를 받았다고 전하고, 슐체가 전자음악이 "far more than the cold clinical sounds usually associated with the genre" 일 수 있음을 보여 줬다고 썼다. 이 갈래에 흔히 따라붙는 차갑고 메마른 소리보다 훨씬 많은 것일 수 있다는 말이다. 1989년 영국 잡지 『Audion』 은 되돌아보는 글에서 이 판을 슐체의 시퀀서 음악이 닿은 끝자리로 불렀다.
50년 뒤의 귀로
우리는 리뷰에서 이 판의 소리가 뒤의 앨범들보다 가늘고 건조하다고 적었다. ARP 와 EMS, 오르간에서 나오는 소리다. 그렇다면 「Disc Dossier」 쪽 편이 맞을까. 앞면을 다시 들으면 두 평이 같은 자리를 가리킨다. 시퀀서 한 줄은 수학처럼 정확하게 돈다. 그 줄을 슐체가 손으로 조금씩 옮긴다. 정확함은 기계에서 오고, 온기는 손이 옮기는 자리에서 온다. 요크셔의 평자와 고든은 한 곡의 두 겹을 따로 들었다.
앞면의 끝은 한 번 더 들어 볼 만하다. 글래스고 신문은 제트기가 떠오르는 소리를 들었고, 컴벌랜드 신문은 쾅 하고 끝난다고 적었다. 우리 리뷰는 그 뒤에 갑자기 찾아오는 침묵을 적었다. 헤드폰을 쓰고 30분을 기다린다. 굉음이 걷히고 방이 조용해지는 몇 초, 50년 전 신문과 우리 귀가 같은 자리에 선다.
어디서 구하나
1975년 가을 평자들이 들은 것은 LP 한 장이다. 독일은 Brain 1075, 영국은 Virgin 판이었다. 지금 구하기 쉬운 것은 재발매 CD 와 LP 이고, 어느 판을 고를지는 Timewind 리뷰의 같은 절에 적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