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에 놓인 1977년형 야마하 CS-80. 건반 위로 색색의 스위치와 레버가 두 줄로 늘어서 있다Photo: Pete Brown from Gambrills, MD, USA · Wikimedia Commons · CC BY 2.0
Album · No. 32

Opéra sauvage

1979년, 반젤리스가 프레데리크 로시프의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연작에 붙인 음악. 런던 네모 스튜디오의 CS-80, 존 앤더슨의 하프, 그리고 7년 뒤 와인 광고를 타고 미국 차트에 오른 판.

짧게 말하면

1986년 12월,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 42위에 7년 전에 나온 판 하나가 올라 있었다. 프랑스 텔레비전의 자연 다큐멘터리에 붙인 음악이었다. 음반 소식을 전하는 사이트 uDiscover 는 그 까닭을 한 줄로 적는다. 어니스트 앤드 줄리오 갈로 와인 광고에 이 판의 첫 곡이 쓰였기 때문이다. 판은 모두 39주를 차트에 머물렀다. 영문 위키백과는 이 판을 반젤리스가 미국에서 두 번째로 성공한 음반으로 꼽는다. 첫째는 Chariots of Fire 다.

이 음반의 음악사적 위치

Opéra sauvage 앨범 표지. 푸르스름한 어둠 속에 사람의 두 눈이 떠 있고, 위에 OPERA SAUVAGE 라는 글자가 붉게 적혀 있다
Opéra sauvage, 폴리도르 2473 105, 1979년. 표지 디자인은 반젤리스, 사진은 베로니크 스카빈스카. Low-resolution scan for identification.

반젤리스가 걸어온 길은 「반젤리스, 어디서 시작할까」에 적었다. 가이드는 이 판을 네 번째로 꼽았다. 다섯 장 가운데 가장 조용한 판이고, 큰 소리의 반젤리스와 조용한 반젤리스가 어떻게 다른지 들리는 자리다.

표지 위쪽에 작은 글씨가 있다. 프레데리크 로시프의 텔레비전 연작을 위한 반젤리스 파파타나시우의 오리지널 음악. 프랑스어 위키백과에 따르면 『L'Opéra sauvage』 는 로시프가 만든 50분짜리 다큐멘터리 18편으로, 1976년부터 앙텐 2 에서 방송했다. 첫 편은 1976년 12월 24일의 베네수엘라 편이다. 팬 사이트 Vangelis Movements 는 1975년부터 1979년까지 52분 안팎의 21편이라고 적는다. 편수는 자료마다 다르다. 땅과 동물과 사람을 담은 연작이라는 것은 같다.

로시프와 반젤리스는 이미 오래 함께 일했다. 1970년에 녹음해 1973년 방송에 쓴 『L'Apocalypse des animaux』, 1975년의 『La Fête sauvage』 가 앞에 있다. 이 판은 그 뒤를 잇는 연작의 음악을 모은 것이다.

녹음은 런던 마블아치의 네모 스튜디오에서 했다. 반젤리스가 1975년부터 쓰던 자기 작업실이다. 엔지니어는 키스 스펜서앨런. 영국 잡지 『Sound International』 은 1978년 12월과 1979년 1월에 이 스튜디오를 두 차례 소개했는데, 그때 반젤리스가 가장 아끼던 악기로 야마하 CS-80 을 꼽았다. 이 판의 소리 대부분이 그 악기에서 나온다. 반젤리스는 신시사이저와 피아노, 펜더 로즈, 드럼과 타악기, 실로폰, 통기타와 베이스기타까지 혼자 연주했다. 손님은 한 사람이다. 예스의 존 앤더슨이 「Flamants roses」 에서 하프를 쳤다.

발매
1979년, 폴리도르 2473 105 (프랑스·네덜란드 LP). 독일·캐나다 등은 2480 551
녹음
1978~1979년, 런던 네모 스튜디오
작곡·편곡·제작
반젤리스
엔지니어
키스 스펜서앨런 (보조 마를리스 둔클라우, 라파엘 프레스턴)
연주
반젤리스, 존 앤더슨(「Flamants roses」 하프)
표지
디자인 반젤리스, 사진 베로니크 스카빈스카
원작
프레데리크 로시프의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연작 『L'Opéra sauvage』
차트
미국 빌보드 200 42위, 39주
길이
일곱 곡, 43분 2초

트랙리스트

A1 Hymne 2:44
A2 Rêve 12:36
A3 L'Enfant 5:00
A4 Mouettes 2:31
B1 Chromatique 3:27
B2 Irlande 4:47
B3 Flamants roses 11:57

길이는 Discogs 에 올라 있는 1979년 프랑스 초판 LP 목록을 따랐다. 위키백과와 CD 판은 곡마다 몇 초씩 짧게 적는다.

"Flamants roses" 따라가며

가이드는 「L'Enfant」 부터 들으라고 했다. 이 판을 끝까지 들을 때는 마지막 곡이 길잡이가 된다. 11분 57초, 뒷면을 닫는 곡이다. 영문 위키백과는 이 곡이 여러 부분으로 되어 있다고 적는다. 느리게 시작해 빨라지고, 블루스 냄새가 나는 끝으로 간다. 그 내내 존 앤더슨의 하프가 앞에 나온다.

3분 20초 언저리에 소리가 거의 사라지는 자리가 있다. 글로켄슈필 같은 악기로 친 부드러운 두 음이 그 빈자리에 떨어진다. 숨을 한 번 고르게 되는 곳이다. 이 7초는 뒤에 나온 어떤 판에서 잘려 나갔다. 그 이야기는 맨 끝에 적는다.

그다음부터는 몸을 맡긴다. 박자가 빨라지고 타악기가 들어오면 발이 먼저 반응한다. 끝에서 하프와 블루스 가락이 겹칠 때, 40분 넘게 신시사이저를 따라온 귀가 사람의 손가락 소리로 돌아온다.

나머지 곡

「Hymne」 은 2분 44초, 판의 첫 곡이다. 미국에서는 갈로 와인 광고에 반젤리스가 따로 편곡한 판으로 흘렀다. 영문 위키백과는 이탈리아에서 1980년대 내내 바릴라 파스타 광고에 쓰였다고 적는다. Chariots of Fire 에서 에릭 리들이 스코틀랜드 고지대를 달리는 장면에도 이 곡을 다시 녹음한 판이 깔린다.

「Rêve」 는 12분 36초. 꿈이라는 뜻이다. 영문 위키백과는 펜더 로즈 전기 피아노가 많이 쓰인, 꿈결 같은 곡이라고 적는다. 절정에서 재즈의 기미가 스친다.

「L'Enfant」 은 5분. 피터 위어 감독의 1982년 영화 『The Year of Living Dangerously』 가 이 곡을 두 장면에 그대로 썼다. 휴 허드슨 감독도 Chariots of Fire 의 해변 장면을 이 곡에 맞춰 찍었다.

「Mouettes」 는 갈매기, 「Irlande」 는 아일랜드다. 「Chromatique」 에서는 반음씩 움직이는 선율 아래 통기타가 화음을 짚는다.

이렇게 들어라

그다음에 일어난 일

「Hymne」 과 「Irlande」 는 1979년 네덜란드에서 싱글로 나왔다. 판은 그 뒤로도 조용히 팔렸다. 1986년 캐나다에서 다시 찍었고, 그해 12월 13일 자 빌보드 차트에서 42위에 올랐다. 로시프의 화면을 위해 쓴 곡들이 와인과 파스타와 영화를 타고 훨씬 먼 곳까지 갔다.

1991년 로테르담의 유레카 공연에서 반젤리스는 「Hymne」 을 합창곡으로 다시 불렀다. 2011년에는 반젤리스가 직접 지켜본 리마스터가 에소테릭 레코딩스에서 나왔다.

친구에게 보낼 한 곡

「L'Enfant」 을 보낸다. 5분이라고 미리 말해 둔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인다. 이 곡은 원래 프랑스 텔레비전의 자연 다큐멘터리에 쓰려고 만든 음악이다. 두 영화감독이 이 곡을 골랐고, 그중 한 사람은 해변을 달리는 배우들 앞에서 스피커로 이 곡을 틀었다.

어디서 구하나

1979년 폴리도르 2473 105 프랑스 초판 LP 가 이 판의 처음 모습이다. CD 로는 반젤리스가 직접 지켜본 2011년 에소테릭 리마스터가 있다. 2016년 상자 세트 Delectus 에 든 리마스터에서는 「Flamants roses」 3분 20초 언저리의 조용한 7초가 잘려 나갔다고 팬 사이트 Elsewhere 가 적었다. 그 두 음까지 들으려면 다른 판을 고른다. 불을 끄고 마지막 곡을 건다. 빈자리에 두 음이 떨어지고, 하프가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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