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말하면
- 1979년 폴리도르에서 나온 반젤리스의 음반이다. 프랑스 감독 프레데리크 로시프의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연작 『L'Opéra sauvage』 에 붙인 음악이다.
- 런던의 자기 스튜디오 네모에서 1978년과 1979년에 녹음했다. 하프를 친 존 앤더슨 말고는 반젤리스가 혼자 연주했다.
- 일곱 곡, 프랑스 초판 LP 기준 43분 남짓. 「L'Enfant」 과 「Hymne」 이 이 판에 있다.
-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 42위. 그 자리에 오른 것은 발매 7년 뒤, 와인 광고에 「Hymne」 이 흐른 뒤였다.
1986년 12월,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 42위에 7년 전에 나온 판 하나가 올라 있었다. 프랑스 텔레비전의 자연 다큐멘터리에 붙인 음악이었다. 음반 소식을 전하는 사이트 uDiscover 는 그 까닭을 한 줄로 적는다. 어니스트 앤드 줄리오 갈로 와인 광고에 이 판의 첫 곡이 쓰였기 때문이다. 판은 모두 39주를 차트에 머물렀다. 영문 위키백과는 이 판을 반젤리스가 미국에서 두 번째로 성공한 음반으로 꼽는다. 첫째는 Chariots of Fire 다.
이 음반의 음악사적 위치

반젤리스가 걸어온 길은 「반젤리스, 어디서 시작할까」에 적었다. 가이드는 이 판을 네 번째로 꼽았다. 다섯 장 가운데 가장 조용한 판이고, 큰 소리의 반젤리스와 조용한 반젤리스가 어떻게 다른지 들리는 자리다.
표지 위쪽에 작은 글씨가 있다. 프레데리크 로시프의 텔레비전 연작을 위한 반젤리스 파파타나시우의 오리지널 음악. 프랑스어 위키백과에 따르면 『L'Opéra sauvage』 는 로시프가 만든 50분짜리 다큐멘터리 18편으로, 1976년부터 앙텐 2 에서 방송했다. 첫 편은 1976년 12월 24일의 베네수엘라 편이다. 팬 사이트 Vangelis Movements 는 1975년부터 1979년까지 52분 안팎의 21편이라고 적는다. 편수는 자료마다 다르다. 땅과 동물과 사람을 담은 연작이라는 것은 같다.
로시프와 반젤리스는 이미 오래 함께 일했다. 1970년에 녹음해 1973년 방송에 쓴 『L'Apocalypse des animaux』, 1975년의 『La Fête sauvage』 가 앞에 있다. 이 판은 그 뒤를 잇는 연작의 음악을 모은 것이다.
녹음은 런던 마블아치의 네모 스튜디오에서 했다. 반젤리스가 1975년부터 쓰던 자기 작업실이다. 엔지니어는 키스 스펜서앨런. 영국 잡지 『Sound International』 은 1978년 12월과 1979년 1월에 이 스튜디오를 두 차례 소개했는데, 그때 반젤리스가 가장 아끼던 악기로 야마하 CS-80 을 꼽았다. 이 판의 소리 대부분이 그 악기에서 나온다. 반젤리스는 신시사이저와 피아노, 펜더 로즈, 드럼과 타악기, 실로폰, 통기타와 베이스기타까지 혼자 연주했다. 손님은 한 사람이다. 예스의 존 앤더슨이 「Flamants roses」 에서 하프를 쳤다.
- 발매
- 1979년, 폴리도르 2473 105 (프랑스·네덜란드 LP). 독일·캐나다 등은 2480 551
- 녹음
- 1978~1979년, 런던 네모 스튜디오
- 작곡·편곡·제작
- 반젤리스
- 엔지니어
- 키스 스펜서앨런 (보조 마를리스 둔클라우, 라파엘 프레스턴)
- 연주
- 반젤리스, 존 앤더슨(「Flamants roses」 하프)
- 표지
- 디자인 반젤리스, 사진 베로니크 스카빈스카
- 원작
- 프레데리크 로시프의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연작 『L'Opéra sauvage』
- 차트
- 미국 빌보드 200 42위, 39주
- 길이
- 일곱 곡, 43분 2초
트랙리스트
| A1 | Hymne | 2:44 |
| A2 | Rêve | 12:36 |
| A3 | L'Enfant | 5:00 |
| A4 | Mouettes | 2:31 |
| B1 | Chromatique | 3:27 |
| B2 | Irlande | 4:47 |
| B3 | Flamants roses | 11:57 |
길이는 Discogs 에 올라 있는 1979년 프랑스 초판 LP 목록을 따랐다. 위키백과와 CD 판은 곡마다 몇 초씩 짧게 적는다.
"Flamants roses" 따라가며
가이드는 「L'Enfant」 부터 들으라고 했다. 이 판을 끝까지 들을 때는 마지막 곡이 길잡이가 된다. 11분 57초, 뒷면을 닫는 곡이다. 영문 위키백과는 이 곡이 여러 부분으로 되어 있다고 적는다. 느리게 시작해 빨라지고, 블루스 냄새가 나는 끝으로 간다. 그 내내 존 앤더슨의 하프가 앞에 나온다.
3분 20초 언저리에 소리가 거의 사라지는 자리가 있다. 글로켄슈필 같은 악기로 친 부드러운 두 음이 그 빈자리에 떨어진다. 숨을 한 번 고르게 되는 곳이다. 이 7초는 뒤에 나온 어떤 판에서 잘려 나갔다. 그 이야기는 맨 끝에 적는다.
그다음부터는 몸을 맡긴다. 박자가 빨라지고 타악기가 들어오면 발이 먼저 반응한다. 끝에서 하프와 블루스 가락이 겹칠 때, 40분 넘게 신시사이저를 따라온 귀가 사람의 손가락 소리로 돌아온다.
나머지 곡
「Hymne」 은 2분 44초, 판의 첫 곡이다. 미국에서는 갈로 와인 광고에 반젤리스가 따로 편곡한 판으로 흘렀다. 영문 위키백과는 이탈리아에서 1980년대 내내 바릴라 파스타 광고에 쓰였다고 적는다. Chariots of Fire 에서 에릭 리들이 스코틀랜드 고지대를 달리는 장면에도 이 곡을 다시 녹음한 판이 깔린다.
「Rêve」 는 12분 36초. 꿈이라는 뜻이다. 영문 위키백과는 펜더 로즈 전기 피아노가 많이 쓰인, 꿈결 같은 곡이라고 적는다. 절정에서 재즈의 기미가 스친다.
「L'Enfant」 은 5분. 피터 위어 감독의 1982년 영화 『The Year of Living Dangerously』 가 이 곡을 두 장면에 그대로 썼다. 휴 허드슨 감독도 Chariots of Fire 의 해변 장면을 이 곡에 맞춰 찍었다.
「Mouettes」 는 갈매기, 「Irlande」 는 아일랜드다. 「Chromatique」 에서는 반음씩 움직이는 선율 아래 통기타가 화음을 짚는다.
이렇게 들어라
- 「L'Enfant」 을 먼저 듣고, 이어서 「Hymne」. 가이드가 권한 순서다. 어디선가 들어 본 곡이 둘 다 이 판에 있다.
- 그다음 앞면 처음으로 돌아가 판을 끝까지. 다큐멘터리의 화면을 떠올리지 않아도 된다. 소리가 먼저 풍경을 그린다.
- 음량은 작게. 밤이 좋다. 「Rêve」 에서 잠들어도 괜찮다.
- 「Flamants roses」 의 3분 20초 언저리에서 두 음을 기다린다.
그다음에 일어난 일
「Hymne」 과 「Irlande」 는 1979년 네덜란드에서 싱글로 나왔다. 판은 그 뒤로도 조용히 팔렸다. 1986년 캐나다에서 다시 찍었고, 그해 12월 13일 자 빌보드 차트에서 42위에 올랐다. 로시프의 화면을 위해 쓴 곡들이 와인과 파스타와 영화를 타고 훨씬 먼 곳까지 갔다.
1991년 로테르담의 유레카 공연에서 반젤리스는 「Hymne」 을 합창곡으로 다시 불렀다. 2011년에는 반젤리스가 직접 지켜본 리마스터가 에소테릭 레코딩스에서 나왔다.
친구에게 보낼 한 곡
「L'Enfant」 을 보낸다. 5분이라고 미리 말해 둔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인다. 이 곡은 원래 프랑스 텔레비전의 자연 다큐멘터리에 쓰려고 만든 음악이다. 두 영화감독이 이 곡을 골랐고, 그중 한 사람은 해변을 달리는 배우들 앞에서 스피커로 이 곡을 틀었다.
어디서 구하나
1979년 폴리도르 2473 105 프랑스 초판 LP 가 이 판의 처음 모습이다. CD 로는 반젤리스가 직접 지켜본 2011년 에소테릭 리마스터가 있다. 2016년 상자 세트 Delectus 에 든 리마스터에서는 「Flamants roses」 3분 20초 언저리의 조용한 7초가 잘려 나갔다고 팬 사이트 Elsewhere 가 적었다. 그 두 음까지 들으려면 다른 판을 고른다. 불을 끄고 마지막 곡을 건다. 빈자리에 두 음이 떨어지고, 하프가 들어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