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ty years ago · No. 72

그 사람의 말: 1993년의 슐체

1993년 3월 장비 이야기로 가득한 인터뷰 끝에서 클라우스 슐체는 자신이 기술을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그 한마디와, 그 말이 나온 1993년의 자리.

짧게 말하면

질문자는 13년 전 이야기로 시작했다. 1980년에 나온 슐체의 LP Dig It 첫 곡 제목은 「Death of an Analogue」 였다. 질문자는 그 판을 아날로그 신시사이저에 부르는 작별 노래라고 불렀다. 그런데 1993년에는 중고 시장에서 아날로그 악기를 찾는 사람이 너무 많아, 이제는 디지털이 한물갔다는 말이 나올 판이었다. 질문자는 지금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

그 말이 나온 자리

Irrlicht 1972년 Ohr 초판 표지
Irrlicht, Ohr, 1972년. 슐체의 첫 솔로 앨범이다. 인터뷰 끝에서 슐체는 이 판을 만들던 방법을 이야기했다. Low-resolution scan for identification.

슐체의 공식 사이트는 이 인터뷰를 「March 1993」 이라는 날짜와 「Das fand ich gut」 이라는 제목으로 싣는다. 독일어 원문 한 쪽이다. 같은 사이트에는 그해 9월의 영어 인터뷰도 있다.

인터뷰 대부분은 장비 이야기다. 슐체는 디지털 기술이 죽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아날로그 악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멜로트론의 합창 소리는 8초를 넘지 못해서, 긴 화음을 내려고 건반 둘과 발 페달이 달린 장치를 따로 만들게 했다고 했다. 1980년대 초에는 아날로그 시퀀스와 소리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 봤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때 크루마 G.D.S. 가 들어왔다. 오실레이터 64개에 필터가 날카로운 기계였다.

그러고는 1993년을 걱정했다. 프리셋과 컴퓨터 프로그램 덕에 누구나 무엇이든 만들 수 있게 되었고, 누구나 CD 를 내려 한다. 컴퓨터에 대충 쳐 넣고 16분음표로 박자를 맞추고, 그래도 안 되면 8분음표로 맞춘다. 그러면 곧 행진곡이 된다고 했다. 옛 기계의 오실레이터는 온도가 조금만 달라져도 음이 틀어졌는데, 그 불안정함이 악기의 성격이었다. 무그의 맥놀이는 15분 뒤면 달라져 있었고, 그래서 소리 하나하나가 모두 하나뿐이었다고 했다.

슐체가 찾은 답은 섞는 것이었다.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바꾸거나 그 반대로 하는 것이 목적이 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그때 옛 ARP 에 MIDI 를 달고 있었다. 콘서트에는 아카이 S-1000 샘플러 여러 대를 가져갔는데, 거의 자기 소리를 담아 갔다. 곡이 길어서 하드디스크 녹음기는 아직 쓸 수 없다고 했다. 8트랙이 자랑이라는데 4~5분밖에 안 돈다는 말을 들으면 바로 접는다. 8트랙으로 100분쯤 되는 타스캠 디지털 녹음기가 오히려 반갑다고 했다. 오페라 하나를 통째로 테이프 하나에 담을 수 있다는 이유였다. 그 오페라는 작곡을 마치고 노래만 녹음하면 되는 참이었다.

1972년의 방으로

인터뷰 끝에서 질문자는 1972년으로 돌아갔다. 첫 솔로 앨범 Irrlicht 의 부제에 나오는 「E-Maschinen」 이 무엇이냐는 질문이었다. 슐체는 먼저 에드가 프뢰제의 농담을 전했다. 거기 커피 머신이나 냉장고도 들어갔느냐고 프뢰제가 물었다는 것이다.

슐체가 말한 전기 기계는 이런 것들이었다. 하먼드 오르간에서 떼어 낸 리버브 스프링, 마이크, 작은 에코 믹서, 펜더 기타 앰프. 앰프를 믹싱 콘솔에 연결하고, 앰프에서 나온 소리를 같은 콘솔의 마이크 채널로 다시 넣었다. 볼륨을 올리면 되먹임으로 휘파람 소리가 났고, 앰프의 트레몰로 손잡이를 돌리면 그 소리가 떨렸다. 새 우는 소리 같은 음은 전부 이렇게 만들었다고 했다. 이런 소리를 뒤에는 EMS 의 VCS3 로 냈다. 폭풍우 소리는 리버브 스프링을 위에서 손가락으로 튕겨 냈다.

마지막은 테이스코 오르간이었다. 그때 이미 음높이 바퀴가 달려 있던 오르간이다. 슐체는 오르간을 열고 오실레이터 쪽 선 몇 가닥을 그냥 바꿔 꽂았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Ich habe keine Ahnung von Technik, aber es klang auf einmal ganz anders. Das fand ich gut."

나는 기술은 전혀 모른다, 그런데 갑자기 소리가 완전히 달라졌다, 그게 좋았다. 인터뷰는 여기서 끝난다.

한마디가 뒤집는 것

1993년 3월, 슐체는 45세였다. 이 대담에서 그는 오실레이터 수와 필터의 기울기, 샘플러의 메모리, 시퀀서 소프트웨어가 다룰 수 있는 마디 수를 줄줄이 댔다. 그 사람이 마지막에 자기는 기술을 모른다고 했다. 기계를 잘 알아서 좋은 소리를 낸 것은 아니었다는 뜻이다. 선을 바꿔 꽂고 귀로 들었다. 그리고 좋으면 남겼다.

같은 인터뷰 앞쪽에서 슐체는 15년 전에 이미 믹싱 콘솔도 악기라고 말했다고 짚었다. 1972년의 방에서 그 콘솔은 기타 앰프와 이어져 휘파람을 불었다.

Irrlicht 의 폭풍우 대목을 헤드폰으로 듣는다. 손가락 하나가 스프링을 튕기고, 쇠줄이 떨며 방 안 가득 천둥이 된다. 그 손의 주인은 자기가 기술을 모른다고 했다.

슐체의 음반을 어떤 순서로 들을지는 슐체 가이드에 적었다.

어디서 구하나

Irrlicht 는 1972년 독일 Ohr 에서 처음 나왔고, 뒤에 여러 레이블에서 다시 나왔다.

Irrlicht 앨범 표지Irrlicht · Amazon새 CD·LP 검색 결과.Irrlicht 앨범 표지Irrlicht · Discogs발매된 모든 판과 중고 매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