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런던 마블 아치. 흰 대리석 개선문 앞 도로를 빨간 이층 버스와 승용차가 지나가고 뒤로 나무와 건물이 보인다Photo: Dada1960 · Wikimedia Commons · CC BY-SA 4.0
Fifty years ago · No. 40

반젤리스의 네모 스튜디오, 런던

마블 아치 옆 옛 학교 건물 꼭대기 층.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반젤리스가 거의 모든 음반을 만든 방이다. 누구도 빌릴 수 없던 스튜디오와 그곳에서 나온 판들.

짧게 말하면

녹음은 대개 오후 3시쯤 시작했다. 끝나는 시각은 일이 끊기 좋은 때였고, 그것은 보통 새벽 2시에서 4시 사이였다. 음반 하나에 매달리는 동안에는 일주일 내내, 길게는 석 달을 그렇게 갔다. 네모 스튜디오의 엔지니어 키스 스펜서앨런이 1997년 『Sound On Sound』 에 털어놓은 하루다. 장소는 런던 한복판, 마블 아치에서 몇 걸음 떨어진 뒷골목이었다.

마블 아치 옆, 옛 학교 건물

런던 메릴본의 햄프던 거니 스트리트. 붉은 벽돌 건물 모퉁이에 거리 이름 표지판이 붙어 있고, 좁은 길 안쪽으로 유리창이 많은 새 건물이 보인다
2024년 6월의 햄프던 거니 스트리트. 네모가 있던 건물은 지금 없다. Photo: Hampden Gurney Street, Marylebone, June 2024 by No Swan So Fine,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Resized from the original.

반젤리스가 걸어온 길은 「반젤리스, 어디서 시작할까」에 적었다. 가이드는 그가 1975년 마블 아치에 16트랙 스튜디오 네모를 차렸고 그곳을 실험실이라고 불렀다고 썼다. 이 글은 그 방 이야기다.

주소는 햄프던 거니 스트리트다. 『Sound On Sound』 는 네모가 햄프던 거니 스튜디오라는 옛 학교 건물의 꼭대기 층에 있었다고 적는다. 방은 컸다. 녹음실이 가로 23피트, 세로 44피트에 천장이 20피트였다. 조정실만 430제곱피트쯤 되었다.

돈은 음반사에서 나왔다. 1978년 12월과 이듬해 1월 영국 잡지 『Sound International』 에 두 차례 실린 랄프 데니어의 기사는 반젤리스가 RCA 와 음반 네 장을 약속하고 받은 선금으로 이 스튜디오를 차렸다고 적었다. 녹음 콘솔과 16트랙 녹음기는 커맨드 스튜디오에서 사 왔다. 원래 광고 영화를 찍던 곳이었고, 남이 시간을 빌려 쓸 수 없는 개인 스튜디오였다. 기사에서 반젤리스는 좋은 순간을 붙잡으려 하지만 그 순간이 언제 올지는 모른다고 말한다.

첫 음반은 공사가 끝나기도 전에 나왔다. 1975년 9월, Heaven and Hell 을 녹음할 때 건물 안에는 아직 인부들이 있었다. 그 이야기는 그 음반 편에 적었다.

위치
런던 W1 햄프던 거니 스트리트, 마블 아치 근처. 옛 학교 건물 꼭대기 층
쓴 기간
1975년 ~ 1987년
첫 녹음
Heaven and Hell, 1975년 9월
크기
녹음실 23 x 44피트, 천장 20피트. 조정실 약 430제곱피트
장비
처음 16트랙. 1978년 말 36채널 콘솔과 새 녹음기로 바꿈
엔지니어
앨런 루카스(1975), 키스 스펜서앨런(1975~), 라파엘 프레스턴, 레인 샤인, 제스 서트클리프(1984~1986)
지금
건물은 헐리고 공동주택이 섰다

테이프를 멈추지 않는 방

네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결이었다. 『Sound On Sound』 에 따르면 건반이 모두 콘솔을 거쳐 멀티트랙 녹음기로 이어져 있었다. 반젤리스는 한 주제를 풀어 가다 어느 건반으로든 옮겨 갈 수 있었고, 그동안 연주를 멈출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며칠씩 녹음하면 릴이 쌓였다. 음반 한 장에 2인치 테이프를 자르고 이은 자리가 세 자릿수에 이르렀다고 한다.

반젤리스 자신의 말은 더 짧다. 1982년 『Keyboard』 인터뷰에서 그는 테이프를 돌리면 일어날 때 일어난다고 했다. 가이드가 쓴 대로 곡을 한 번 쳐서 담는 방식이다. 다만 방 안의 사람들은 그것이 한 번에 끝나지 않았다는 것도 기억한다. 소리를 여러 겹 덧입히고, 테이프를 잘라 이었다. 즉흥으로 연주하고, 그것을 붙잡아 두는 일이 네모의 하루였다.

영화음악도 같은 방에서 했다. 엔지니어 라파엘 프레스턴은 1997년 인터뷰에서 Chariots of Fire 를 녹음할 때 영상과 녹음기를 맞물려 돌리는 장치가 없어서 화면을 눈으로 보며 맞췄다고 했다.

여기서 나온 음반들

Discogs 에 올라 있는 음반 크레디트로 보면 네모의 12년이 거의 그대로 반젤리스의 런던 시절이다. RCA 와 맺은 네 장이 먼저다. 1975년 Heaven and Hell, 1976년 Albedo 0.39, 1977년 Spiral, 1978년 Beaubourg. 그 뒤로 China, Opéra sauvage, See You Later 가 이어졌다. 존 앤더슨과 함께 낸 Short Stories 의 크레디트에도 네모가 적혀 있다.

1980년대 영화음악도 여기서 나왔다. Chariots of Fire 음반에는 네모 스튜디오에서 녹음했다고 적혀 있다. Blade Runner 는 1994년에야 음반으로 나왔는데, 반젤리스는 그 음반 해설에 이 음악이 1982년 런던에서 녹음한 것이라고 썼다. Antarctica 도 네모의 크레디트를 달았다. 1984년에는 Soil Festivities 와 Mask 를, 1986년에는 이렌 파파스와 함께 한 Rapsodies 를 이곳에서 녹음했다.

엔지니어의 이름도 시대를 따라 바뀐다. Heaven and Hell 은 앨런 루카스가 녹음했고, 1975년 말부터는 키스 스펜서앨런이 조정실을 맡았다. Chariots of Fire 에는 라파엘 프레스턴과 레인 샤인이, 1984년부터 1986년까지는 제스 서트클리프가 이름을 올린다.

떠난 뒤

1987년 반젤리스는 영국을 떠났다. 다음 음반 Direct 의 크레디트에는 아테네의 사운드 스튜디오가 적혀 있다. 『Sound On Sound』 는 1997년 기사에서, 이제 햄프던 거니 스튜디오를 찾아가면 그 자리에 공동주택이 서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반젤리스가 떠난 뒤 옛 건물은 헐렸다.

이렇게 들어라

친구에게 보낼 한 곡

Chariots of Fire 의 첫 곡 「Titles」 를 보낸다. 3분 남짓이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인다. 이 곡은 마블 아치 뒷골목, 옛 학교 건물 꼭대기 층에서 녹음됐다. 누구도 빌릴 수 없던 한 사람의 방이었고, 그 건물은 이제 없다.

어디서 구하나

네모에서 만든 첫 판과 가장 널리 알려진 판을 적어 둔다. Heaven and Hell 은 1975년 RCA 초판이 처음 모습이고, Chariots of Fire 는 1981년 폴리도르 판이 처음 모습이다. 판을 걸고 소리를 키운다. 마블 아치 옆 꼭대기 층의 불빛은 새벽 3시에도 켜져 있었다.

Heaven and Hell 앨범 표지Heaven and Hell · Amazon새 CD·LP 검색 결과.Heaven and Hell 앨범 표지Heaven and Hell · Discogs발매된 모든 판과 중고 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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