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말하면
- 이 사이트가 다루는 다섯 사람에게서 한 곡씩 골라 한 시간 남짓으로 묶었다.
- 순서는 기타로, 반젤리스, 자르, 탠저린 드림, 클라우스 슐체다. 4분짜리로 시작해 27분짜리로 끝난다.
- 앞의 세 곡은 선율이 이끌고, 뒤의 두 곡은 반복이 이끈다. 곡이 길어질수록 귀가 기다리는 법을 배운다.
- 밤에, 헤드폰으로, 곡 사이를 끊지 않고 듣는다.
이 음악에 들어서지 못하는 사람들은 대개 길이에서 멈춘다. 20분짜리 곡을 틀어 놓고 3분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리다 끈다. 그래서 순서를 거꾸로 짰다. 짧고 선율이 또렷한 곡에서 시작해 한 곡씩 길게 늘인다. 마지막 곡에 이르면 27분이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적어도 그러기를 바라고 짠 순서다.
다섯 곡은 모두 이 사이트의 「어디서 시작할까」 가이드가 첫 장 또는 둘째 장으로 고른 음반에서 나왔다. 곡마다 그 음반의 리뷰로 가는 길을 달아 두었다.
한 시간의 차례
| 1 | 기타로, Silk Road Theme (Silk Road, 1980) | 4:12 |
| 2 | 반젤리스, Alpha (Albedo 0.39, 1976) | 5:44 |
| 3 | 장 미셸 자르, Oxygène (Part II) (Oxygène, 1976) | 7:49 |
| 4 | 탠저린 드림, Phaedra (Phaedra, 1974) | 17:39 |
| 5 | 클라우스 슐체, Floating (Moondawn, 1976) | 27:15 |
길이는 리뷰에 적은 값을 따랐다. 합치면 62분 39초다. 「Oxygène (Part II)」 는 영문 위키백과가 7분 49초로 적지만 1976년 프랑스 초판 LP 는 8분 20초로 적는다. 그 판으로 들으면 63분 남짓이 된다. 「Floating」 은 독일 초판 LP 의 길이다. 1990년대 초의 CD 가운데에는 이보다 짧게 편집된 판이 있다.
1. 기타로, 「Silk Road Theme」
한 시간은 선율 하나로 연다. 낮은 음이 먼저 깔리고 한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다 미니무그 선율 하나가 그 위로 올라온다. Silk Road 리뷰가 이 곡에서 선율보다 그 앞의 순간을 들으라고 한 까닭이 여기 있다. 기다린 끝에 무언가 온다는 것, 이 한 시간 내내 되풀이될 일을 4분 만에 한 번 겪어 본다.
2. 반젤리스, 「Alpha」
짧은 주제 하나를 세우고 그 위에 악기를 하나씩 얹는 곡이다. Albedo 0.39 리뷰에 적었듯 북은 늦게 들어온다. 곡이 끝날 무렵의 소리가 처음과 얼마나 달라졌는지 견주어 본다. 같은 주제를 두고 무게만 쌓았다. 반복이 지루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여기서 처음 듣는다. 카를 세이건의 『코스모스』 가 이 곡을 썼다.
3. 장 미셸 자르, 「Oxygène (Part II)」
선율 아래에서 무언가가 돌기 시작한다. Oxygène 리뷰에 적은 대로, 이 곡의 박자는 리듬 머신 미니팝스에 들어 있던 「스윙」 한 가지다. 자르가 이 음반을 위해 가장 먼저 쓴 곡이기도 하다. 물결 소리를 찾아 듣는다. 선율과 박자 사이에서 발끝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다음 곡으로 갈 준비가 된 것이다.
4. 탠저린 드림, 「Phaedra」
여기서 곡이 두 배 넘게 길어진다. 처음 2분 가까이는 안개처럼 퍼진 소리뿐이고, 1분 55초에 낮은 여덟 음의 시퀀스가 들어온다. 앞의 세 곡을 들은 귀라면 이제 기다릴 수 있다. 10분 50초 무렵에는 시퀀스가 아래로 미끄러진다. 스튜디오의 무그가 데워지면서 음이 어긋났고, 밴드는 그것을 그대로 두었다. Phaedra 리뷰가 분 단위로 따라가 두었다.
5. 클라우스 슐체, 「Floating」
마지막은 27분이다. 첫 소리는 사람 목소리다. Moondawn 리뷰에 옮겼듯, 헤드 헤리티지의 리뷰는 이것을 아랍어로 외는 주기도문이라고 적는다. 목소리가 물러나면 시퀀서의 음 덩어리가 돌기 시작하고, 몇 분 뒤 드럼이 슬며시 들어와 곡이 떠오른다. 이쯤 오면 시계를 보지 않게 된다. 슐체 가이드는 이런 곡을 밤에 들으라고 했다. 한 시간을 그렇게 끝낸다.
이렇게 들어라
- 밤에 듣는다. 불을 줄이고, 헤드폰을 쓴다.
- 곡과 곡 사이를 끊지 않는다. 다섯 곡을 한 줄로 이어 두고 튼다.
- 곡 안에서 앞으로 건너뛰지 않는다. 기다리는 시간도 곡의 일부다.
- 끝난 뒤 가장 오래 귀에 남은 사람의 가이드부터 읽는다. 탠저린 드림, 클라우스 슐체, 기타로, 장 미셸 자르, 반젤리스.
친구에게 보낼 한 곡
「Phaedra」 를 보낸다. 17분 39초. 그리고 한마디 덧붙인다. 10분 50초에 음이 어긋나는 자리가 있는데, 고장이 아니라 밴드가 그대로 둔 것이다.
어디서 구하나
판마다 고르는 법은 각 리뷰의 「어디서 구하나」 에 적었다. 다섯 장을 한 줄로 세워 두고, 가장 짧은 곡이 든 판부터 건다. 마지막 판이 끝날 즈음 창밖은 더 어두워져 있다.




